일본 리포트

정윤성 기자의 일본 리포트 (농가식당 ①)

2021-09-12


(사진 설명 - 2018년 일본 가나가와현에 문을 연 농가식당) 


농산어촌 공동체 핵심은 '먹거리'

 

지역을 활성화시키는데 그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인가요? 우선, 그 지역에 있는 '자원'을 봐야겠죠. 농산어촌의 경우에는 '먹거리'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공간이 농산어촌이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농산어촌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농산물의 산지 (産地)에서 이제는 농산물의 판매, 가공의 주체로서 농산어촌의 역할이 바뀌고 있습니다. 1차 산업에서 2차, 3차 산업으로 농민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커져서 농가의 소득이 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먹거리의 다양한 부가가치化...주목받는 '농가식당'

 

일본의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9년 농업생산관련 사업에 의한 연간 총판매금액은 2조 773억 엔입니다. 이 가운데 농산물 직매소가 1조 534억 엔 (50.7%), 농산물 가공이 9,468억 엔 (45.6%), 농가 레스토랑이 357억 엔 (1.7%) 규모입니다.

 

농산물 직매소는 우리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떠올리면 됩니다. 농산물 가공에는 식품 관련 기업부터 지역의 소규모 영농조합법인, 농민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 규모는 작지만 매출액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는 것이 바로 농가식당입니다. 국내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농가식당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의 주도로 만들어졌습니다. 마을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본 농산어촌의 매력을 전달하는 종합 정보 사이트 '里の物語'에는 979개의 농가식당이 등록돼 있습니다.

 

농가식당, 소득 · 복지 · 영농의 구심점

 

농가식당은 여기에 참여하는 주부들에게 농가 소득을 안겨줍니다. 본인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농가식당의 식재료로 판매하고 농가식당에서 일을 함으로써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귀농, 귀촌 한 여성들도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부업이나 아트바이트 형태로 일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을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됩니다.

 

마을의 소농 (小農)들에게는 영농을 계속할 수 있는 기반이 생깁니다. 텃밭 정도 농사를 짓는 마을의 노인이나 소규모 농가들은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팔 곳이 생깁니다. 팔 곳이 있으면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농가식당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 학교 급식에 도시락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먹거리 교육 (食育)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을을 방문하는 외부인, 관광객들에게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생겼습니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 그 마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시골밥상'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농가식당은 그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음식을 외부에 알릴 수 있고 전승해나갈 수 있습니다.

 


(사진 설명 - 식재료의 70%를 이 지역 농산물로 사용하고 있다.) 


100% 마을産, 농촌 경제공동체

이것들을 다 합하면 무엇이 됩니까? 그 지역의 조그만 '농촌 경제공동체'입니다.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입니다. '경제'가 돌아가고 '공동체'가 단단해집니다.

 

농가식당에서 작지만 소득을 얻어 생활을 꾸려가고 이웃들과 공동체를 형성하며 노인들을 돌보고, 그 지역에 내려오는 전통음식을 만들어 외부에 알리는 것이 이 조그만 '농가식당'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소득은 모두 이 마을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농가식당 운영에 필요한 식재료, 근로자 모두 100% 마을産 입니다. 로열티를 낼 필요도 없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농가식당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JTV 전주방송 정윤성 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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