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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돌아가라"...홀대받는 원주민

2022.10.18 20:30
전주 한옥마을이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이면에는
원주민들이 감수하는 불편과 고통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사철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한 소음과,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도 결코 작지
않은데요.

최근엔 몸이 아픈 주민의 차량 진입마저
차단됐을 만큼 원주민들이 관광객에 밀려 홀대받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변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건강이 나빠 한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온
78살 박 모 씨.

주말이었던 지난 8일 퇴원해
딸의 차를 타고, 3주 만에 집이 있는
한옥마을로 향했지만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모든 구간에서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박 씨 딸(음성변조):
오늘 정말 못 들어가겠다고 이미 긴장을
하면서 갔더니 역시나 만차가 돼서 막고
있더라고요.]

애가 탄 박 씨 딸은 한옥마을 거주자이고,
아버지 몸이 좋지 않다며 거듭 사정했지만
교통 통제원은 끝내 거부했습니다.

절박한 마음에 전주시가 운영하는
교통 약자 이동 서비스인 '다가온'의
탑승 장소까지만 가겠다고 요청했지만
이 마저도 거절당했습니다.

[변한영 기자:
박 씨는 이곳 한옥마을을 30분 넘게 헤매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안내를 받아 겨우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규정대로라면 아무리 아픈 환자도
차를 타고는 내집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

전주시가
인력을 고용해 교통통제를 하고 있지만
응급상황에 대한 지침은 전혀 없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통제 인력이 대기 중에 있다 보니까 거기에 (관광객들과) 섞여서 조금 대응이 원활하지 못했던 걸 인정합니다.]

이 때문에
원주민의 차량진입 스티커와는 별도로
긴급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관리 수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 씨 딸(음성변조):
응급대책에 대한 그런 상황,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 빠져나갈 수 있는 이런
응급 대처에 대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되나...]

전주 한옥마을의 가장 큰 강점은
박제화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사는 생활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또 거주자의 절반이 60대 이상인 만큼,
관광지의 몸집을 키우고 외형을 단장하는
일 못지 않게, 주민들의 불편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JTV NEWS 변한영입니다.
(JTV 전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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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영 기자 (bhy@j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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